‘밤의 가스파르’은 다양한 인간들의 만남과 이별을 담은 소설집이다.

표지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것 같지는 않다. 이 소설집은 그런 이야기, 그런 주제가 담긴 이야기들로 채우려고 한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다. 그러나, 작가가 주로 써오는 작품이 익숙한 일상에서 이어지는 어찌보면 소소한 인간들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수록작들이 마치 일부러 그런듯 크게 보면 대체로 통일성이 있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각각은 서로 다른 소재와 이야기로 나름 개성적인 분위기와 감성을 담고있어 어떤 수록작도 중복된다거나 지겹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유사함에서 작가의 작풍을, 다름에서 작가의 창작력을 엿볼 만하다.

주인공들의 생각이나 감성같은 것들도 대체로 쉽게 공감할 만하다. 얼핏 들으면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는가 싶은 것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마저도 그들 사이에 있는 인간적인 사연이나 연결점 같은 것이 차마 그런 선택을 하고만 것 또한 이해하게도 만들기도 할 뿐더러 그들의 사연과 감정을 강조해주는 역할도 잘 해서 긍정적이다. 나름 반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감정적인 이어짐의 일관됨이 반전의 맛 자체는 좀 덜 느끼게도 하나 대신 이야기의 서사와 완성도는 더 높여준다.

소설집 속에서 ‘안개 소리’는 유독 튄다고 할 정도로 유별난데, 이 단편만은 소소한 인간 드라마에서 크게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제목처럼 안개에 쌓여있는 듯 썩 명확하지는 않게 쓰여진 서사는 안그래도 우울한 이야기를 더욱 음울하게 보여준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