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풀어 가는 성평등 수업’은 현대의 가장 익숙하면서도 핫한 주제인 성평등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표지

전통적인, 즉 동물적인 생식 행위와 그 원리 그리고 그에 얽힌 사회적인 것들을 다루는, ‘성교육’과는 조금 다르지만, ‘남’과 ‘녀’라는 서로 다른 성별이 충동하면서 생겨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럴 때 과연 무엇이 옳으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를 알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도 성교육 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훨씬 더 현대적이고 사회적인 종류의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성평등’은 어떻게보면 역사가 길고, 어떻게 보면 짧다. 그래서 익숙한 듯 하면서도 새로우며, 새로운가 하면 지겨울만큼 많으 들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상태가 된 것은 근본적으로 아직까지 성평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떄문이다. 나아가서는 무엇이 제대로 된 성평등인지는 물론, 그걸 이룩하기 위해 어떤 규율이나 문화 같은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지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성평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충돌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직 이전의 성관념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현재를 해석하는 방식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차이가 있어서 생기기도 한다.

이 책이 나에겐 그랬다. 어쩌면 짧게 쪼갠 많은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이슈를 담아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많은 생각이 담긴만큼 동의하는 것이 있는만큼, 쉽게 그러지 못할 것들도 꽤 많았다는 얘기다. 심지어 그 중 일부는 저자 자신이 남성은 혜택을 받고 있고 여성은 피해를 받고 있다는 고전적인 성차별 프레임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기까지 했다.

물론, 그런 것이 많거나 정도가 심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게 부정적으로 보였던 것은, 이 책이 과거의 혹은 일부 극성 자칭 패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것 같은 여성 우선 주의를 얘기하는 책이 아니라 남녀 모두가 동등하길 꿈꾸는 성평등을 얘기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그런 미묘하게 다가올 수 있는 얘기들은 조심하는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그래도 책을 통해 말하려고 하는 바는 전체적으로 공감하는 편이며, 무엇보다도 책을 보면서 이런 이슈들과 그에대한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보고, 저자의 이야기에 동의하는 부분과 반대하는 부분은 무엇이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곱씹어 보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독서였다.

무작정 받아들이기 보다는 저자와 일종의 토론을 한다는 생각으로 읽어나간다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