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스텐 레쿠타트(Carsten Lekutat)’의 ‘평생 써먹는 기적의 운동 20(Gesundheit für Faule: Mach nicht viel, mach es richtig)’은 운동하지 않는 현대인을 위한 책이다.

표지

다소 일본식 운동책 같은 제목이다. 그래서 익숙한 포맷을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열어보면 그와는 좀 딴판이다. 아. 일본인이 쓴 책이 아니구나.

익숙한 일본식 운동책은 대게 짧고 간략하게 따라하기식으로 개별 운동들을 죽 나열하고, 그것들을 묶어서 가능한 골고루 몸을 쓸 수 있는 운동 세트를 제안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럼으로써 짧게는 3분, 길면 15분 이상 정도로 크게 부담가지 않을 시간 선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이 책은 그런 책과는 기본부터가 다르다. 개인취향에 따라 골라서 할 수 있도록 여러 운동법을 소개하는 것 것이 아니라, 운동의 필요성과 실천에 대해 설교하는 책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어판 제목에 붙은 숫자 ‘20’에서 알 수 있듯, 책에 실린 운동 종류도 겨우 20가지 정도밖에 안된다. 게다가 그 중에는 강도만 다를 뿐 거의 같은 운동도 있어서 결국 할 운동으로 선택될 수는 더 적다. 많이 할 필요는 없다는 문구를 실로 말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이 책은 사람에 따라서 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만약 이미 운동의 필요성을 충분히 알고있고 일부 실천도 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싶어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이라면 크게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별로 대단한 운동법을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불필요한 자기 경험, 훈계같은 내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전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반대로, 운동이라곤 전혀 하지도 않으면서 식생활까지 썩 건강하지 못하고, 심지어 운동의 효과와 영향에 대해 일종의 잘못된 편견같은 걸 갖고있어 스스로의 행동(많이 먹고 안움직이는 짓)을 합리화까지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꽤 유익할 만하다. 운동이 왜 필요한지를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느끼게 하고, 소위 ‘운동하면 빨리 죽는다’는 낭설이 왜 잘못된 것인지도 알게 하기 때문이다.1

현대인들은 많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산다. 풍부한 식료와 편리한 교통같은 게 대표적이다. 덕분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서 훨씬 안움직이니, 지방만 늘고 근육은 없어 몸을 맘대로 움직기는 커녕 제대로 지탱하지도 못하는 사람도 더러 생기곤 한다.

그러지 않도록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또 집에서 간단하게 시작해볼 수 있게 하는 책으로 썩 나쁘지 않은 책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 특별한 조건에 따른 것이다. 지나치게 많이, 급격하게, 오랫동안 마치 고문하듯 운동하는 게 가장 단적인 예로, 이런식이면 누구든 안죽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