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토마키아(ΓΙΓΑΝΤΟ ΜΑΧΙΑ / Gigantomachia)는 그리스-로마 신화 쪽에서 나오는 티탄과 올림포스 신들의 싸움을 말하는 것으로, 이 만화는 그것을 비틀고 변형한 세계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 것이다.

기간토마키아

일단, 만화 자체는 나쁘지 않다. 미우라 켄타로가 펼치는 환상의 세계도, 그걸 펼쳐낸 굉장한 필체도 모두 멋지다. 좀 변태같고 또 한편으로는 다분히 노린 설정같지만 주인공과 요정간의 관계도 가벼운 코미디를 자아내기에 나쁘지 않다. 거대 거인들의 전투 역시 볼만하다.

하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다.

먼저 지적하고 싶은것은 번역이다. 어설프게 해놓은 일본어같은 한글은 뭔가. “바로 괴물”은 뭐고, “바로 거인”은 또 뭐냐. “바브”도 그렇다. 제대로된 한국어로 해노셔야지.

분량으로는 총 7화로 한권 분량을 채웠지만, 내용 면에서는 연재 전에 시험적으로 내놓는 단편과 다를바 없다는것도 그렇다. 시험 단편이라고, 말 그대로 아이디어가 통할지를 보는거라 서사보다는 설정 전달을 중시하고 정식 연재를 염두에 둔거라 끝도 제대로 내지 않는 형태가 있는데, 이게 꼭 그렇거든. 제대로 된 (완결된) 이야기는 맛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후를 기대할 수 있느냐고 하면, 그것도 좀 어려울 것 같고.

그 밖에도 세계관과 크게 상관없이 등장하는 일본식 레슬 정신의 강의라든가, 거인의 구조가 어디서 많이 본것같다는 사소한점도 눈에 밟힌다.

결론적으로, 황폐화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활약은 꽤 땡기는 것이었다만 그걸 충족시켜주진 않기 때문에 좋기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만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