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식’은 가볍게 볼 수 있는 짧은 글들을 엮은 책이다.

표지

솔직히 기대했던 그런 책은 아니었다. 책 소개도 그렇고 해서, 개인적으로 최근엔 거의 보지 못한 코미디 초초단편을 모은 것, 소위 유머집일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일부는 그런 측면도 있다. 중간중간 책 제목처럼 ‘피식’하고 웃게 만드는 이야기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들 사이 사이, 실제로 이 책의 본편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은, 재미있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작가의 개인 경험이 녹아있는 에세이에 가까운 것이 더 많다. 주인공의 이름으로 저자 자신의 이름을 쓴데다, 충분히 그 즈음에 있었을 법한 이야기들을 적어서 더 그렇다. 자연히 이런 것들은 ‘재미난 이야기’와는 좀 거리가 있다.

이런 기조는 순수한 창작으로 보이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어린 인간들의 철없음이나 반대로 현명함을 보여주는가 하면, 교훈을 주기도 하고, 또 인생살이에 대한 묘한 생각거리를 남기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웃음의 비중이 낮고 그게 기대와는 꽤나 다르기는 했다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가벼워 부담없고 실린 이야기들도 대체로 읽을만 했다. 그래서 좋다고 하기는 좀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나쁘지도 않다.

의외로 에세이처럼 본다면 오히려 더 괜찮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끔은 완전한 픽션도 있지만, 중간 중간 아저씨 개그에 가까운 우스갯소리로 환기도 시켜주기 때문에 끝까지 지루하지도 않다.

딱히 유머집을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괜찮게 볼 만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