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경제학’은 걸그룹 세태를 경제학 이론에 따라서 살펴보는 책이다.

표지

시작은 걸그룹 세력도였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본 그 세력도가 정말일까 궁금해 직접 그려보다가 결국 이렇게 책까지 쓰게 됐다고 말이다. 재미있는 소재만큼이나 재미있는 계기다.

이 책은 걸그룹을 소재로 했지만, 분명히 경제학을 담은 책이다. 그것도 상당히 균형을 잘 잡았다. 걸그룹을 소재로 했다고 주야장천 걸그룹의 역사만 읊어대지도 않고, 반대로 걸그룹을 소재로만 사용하고 어려운 경제 얘기만 늘어놓지도 않는다. 경제학을 이용해 걸그룹 세태를 분석한 책이자, 걸그룹 세태 분석으로 보는 경제학책이기도 한 것이다.

걸그룹과 관련된 여러 가지 현상들을 경제학 이론에 따라 분석하는 것이 꽤 재미있었는데, 다양한 경제학 이론과 그걸 실제로 이용하는 걸 보는 게 유익하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경제학 이론을 모두 충실히 설명하지는 않았다는 거다. 제대로 설명도 안 해놓고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것만 …‘이라고 하니 황당하기도 했다.

일부는 결과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했다. 데이타와 분석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자신이 본 게 진짜 맞는 건지 의아해서 시작했는데, 저자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걸 보니 좀 우습다. 책에야 싣기 어렵겠지만, 인터넷으로라도 공개하면 좋지 않았나 싶다.

여러 가지 걸그룹 세태와 경제학 이론을 하나씩 집어보고 넘어가는 식이라, 전체를 아우르는 큰 줄기가 없는 것도 조금 아쉽다. 이것 때문인지 책이 좀 갑작스레 끝나는 느낌도 든다.

그래도 흥미를 끌 만한 소재를 이용해 쉬운 문장으로 설명도 잘 했다. 그래서 재미있다. 걸그룹을 쓰겠다는 아이디어도 좋았지만, 그 결과물도 아이디어 못지않게 나름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

비록 펀딩에는 실패했지만, 이렇게라도 나와줘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