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잘하는 문해력 & SCP 재단’은 문해력을 다룬 국어 잘하는 SCP 재단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표지

이 책은 굉장히 교과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문해력 교과 내용이 갖고 있는 특징이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문을 보여주고 거기에 담긴 내용에 대해 묻는 문제들을 나열한 것은, 전형적인 시험 위주의 문해력 교과 또는 학습지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아니, 까놓고 말해 전혀 일반 문제집들과 다를게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다만, 다르다고 할만한 것이 있다면, 꽤나 시대상을 담고있는 과거의 단편 소설이나 걸작으로 꼽는 소설들의 일부를 지문으로 인용한 게 아니라, SCP 재단의 컨텐츠를 지문으로 활용했다는 거다.

재미있는 것은, 단지 이것만으로도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거다. 똑같이 지문과 그에 대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흔한 문제집 스타일의 책인데도 불구하고 꽤나 흥미롭게 볼만하다는 것이 그렇다. 문체도 현대적인데다 판타지라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라는 점이 솔직히 이렇게까지 다른 느낌을 줄지는 몰랐다.

구성도 의외로 SCP 재단 컨텐츠와 잘 맞았는데, 애초에 SCP 재단이 지문 위주의 컨텐츠로 이뤄진 것이어서 이런 것에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지문이라는 형태로 제시되는만큼 얼마나 설명조이든 아무런 무리가 없고, 굳이 그것들 사이의 연관성이나 이야기를 이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SCP 재단의 컨텐츠를 연속된 이야기로 풀어내려고 하는 다른 시리즈보다 별다른 노력없이도 적당히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각각의 특징적인 이야기나 설정에 대해 묻는 질문들도 실로 문해력이라는 것에 잘 맞아떨어지기에 적절하기도 했고.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