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소울’은 바이오센트리즘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표지

바이오센트리즘(Biocentrism, 생물중심주의)은 로버트 란자(Robert Lanza)가 2007년에 내놓은 과학이론이다. 여기에는 양자역학과 에너지 보존법칙 등 여러가지 이론들이 얽혀있는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완전한 소멸을 의미하는 죽음이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이 다른 영역으로 이동한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동양적인 사고로 보자면 영혼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이 소설은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래서 과학적이나 의학적이라기 보다는 판타지적인 면을 더 많이 보인다. 그래서 ‘과연 이런 사랑이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느낌차도 클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로맨스가 아닌가. 어떻게 보면 그 자체로도 판타지같은(즉, 설명할 수 없는) 로맨스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상하거나 억지스럽기만 하다기보다 신비스러운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건 우리가 어느정도 이런 류의 이야기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혼이나 유체이탈은 이미 많이 봤지 않나.

혼수상태에 있는 여자와의 로맨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미스터리한 면이 있다. 그래서 둘 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끌어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거기에 등장인물을 추가해서 이야기를 더 다양하게 이끌어 가는 것은 꽤 괜찮았다. 덕분에 자칫 잔잔하기만 할 수도 있는 이야기에 나름의 긴장도 있다.

전체적으로 나름 괜찮은 로맨스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