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피플 프로젝트’는 지옥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세상이 완전한 지옥이 되기 전을 그린 일종의 아포칼립스 소설인데, 그 지옥을 인간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려 한다는 것이 꽤 흥미롭다.

기본적으로는 SF이면서 꽤나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세계관도 볼만하고, 비록 짧기에 묘사가 좀 부족한다는 느낌도 들기는 한다만 주요 캐릭터들도 나쁘지만은 않아서 소설에서 다 보여주지 않은 부분에는 무엇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지옥과 선한 사람이라는 요소, 이야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아이디어도 꽤나 잘 풀어냈다. 이미 충분히 지옥처럼 보이는데 왜 더 지옥을 만들려고 하는지를 캐릭터를 통해 매꾸려고 한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이 왜 그런 이상에 동조하고 동참하는지는 잘 와닿지 않는다. ‘선한 사람’의 기준이나 선별 방식 역시 그러해서, 애초부터 프로젝트에 의문이 들기에 더 그렇다.

국면이 전환되는 시점에서 보이는 인물들의 반응도 다소 어색함이 느껴지며, 부족한 캐릭터 묘사는 왜 그들이 그런 선택과 행동을 하는지도 충분히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보니 결말도 그렇게 핍진성있다기 보다는 다소 클리셰적이라는 느낌도 든다.

저자는 후기에서 전혀 교훈적인 메시지나 그런 의도로 쓴 글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만, 자본주의, 욕망, 자멸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렸기에 어쩔 수 없이 그런 냄새를 많이 풍긴다. 몇몇은 현실을 풍자한 것처럼 보여 더 그렇다. 어떻게보면 가볍게 쓴 글이 이런 식으로 완성됐다는 게 어떤 의미론 좀 재밌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