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은 고려와 거란의 전쟁을 그린 역사 소설이다.

표지

거란의 2차 침공(1010년) 시기를 그린 이 소설은, 저자의 오랜 역사 탐구가 빛을 발하는 정통 역사 소설이다. 소설이기에 당연히 픽션적인 요소도 있고, 특히 인물 묘사 등의 캐릭터 구축은 거의 작가의 상상력이 불어넣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고려사는 기록이 부족하기로 유명하기에 어쩔 수 없는 점이기도 하다. 그래도 사료를 근거로 최대한 역사를 재구성해 담으려고 노력했기에 단순히 이야기로서뿐 아니라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도 꽤나 손색이 없다. (저자의 고려사에 대한 탐구는 얼마전 동명의 역사서로도 정리해 출판된바 있다.)

그렇다고 재미요소가 부족하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도 않다. 꽤나 방해한 역사를 압축해 담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서 소설은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낸다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식이라는 인상이 더 강한데, 그것 자체를 잘했을 뿐 아니라, 거기에 필요한 부가적인 설명 등도 적절하게 잘 덧붙여서 중간에 막히거나 끊기는 일 없이 잘 읽어나갈 수 있게 했고, 그러면서도 주요 장면들에서 캐릭터를 부각해 각각이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거나 하는 것도 잘 해서 이야기 흐름에 몰입하여 따라가게 만든다.

보다보면 유사한 사극 장면을 절로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역사를 기본으로 한 이야기라는 소위 사극의 재미를 꽤나 잘 담고있다는 말이다. 이 소설의 드라마판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이미 ‘고려거란전기’란 이름을 2018년 출판했던 전작은, 그 이야기성을 인정받아 드라마화 된 동명의 작품이 오늘(2023년 11월 11일) 저녁부터 방영될 예정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그에 발맞춰 기족의 소설을 대폭 개정한 개정판으로, 처음 접하는 사람은 더 읽기 좋고 이미 봤던 사람도 복기하는 셈 다시 읽어볼만 할 듯하다. 소설 속 장면들을 드라마에선 과연 어떤 연기와 연출로 그려냈는지 보는 재미도 주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