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은 고려와 거란의 전쟁을 그린 역사 소설이다.

표지

소설을 원작으로한 동명의 드라마를 보면, 소설과의 온도차를 좀 크게 느끼게 된다. 드라마가 중점으로 부각하는 것은 소설이 그리고 있는 것이 좀 다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강감찬같은 장군이라든가, 전쟁 이전에 있었던 궁궐 내의 정치적 암투처럼 좀 더 위에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고 있지만, 소설은 그보다는 실제로 성을 오가며 전장을 누비는 아래 장수들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생기는 장점은 보다 실감나는 전쟁 묘사가 가능했다는 거다. 거란군에 대항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준비했고, 그것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으며, 무슨 실수와 실패를 동반하며 행해졌는지를 잘 그려냈기 때문에 현장감있게 몰입하며 보게한다. 이는 물론 부연설명 등을 하며 천천히 전개해나갈 수 있는 소설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단지 거란의 침략을 물리쳤다는 정도의 짧은 사실로만 알던 것을, ‘귀주대첩’이나 ‘강감찬’ 정도밖에 몰랐던 것을, 사실은 ‘양규’나 ‘김숙흥’같은 인물들이 이런 활약을 했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도 좋다.

다만, 이렇게 역사소설로서의 의미를 갖추고 읽는 재미도 있는데도 좀 아쉬운데, 거란의 2차 침공이 일단락되면서 이야기가 갑자기 뚝 끊기다보니 소설로서는 좀 미완이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없는 얘기를 지어낼 수도 없고, 어쩔 수 없는 역사소설의 한계같기도 하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줄만한 소식은, 고려거란전쟁 시리즈가 계속될 것이라는 거다. 소설에서 이어지는 거란의 3차 침공과 귀주대첩을 담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또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