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화는 이것이 있다’는 걸작 영화 18편을 여섯 가지 주제와 세 가지 시선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표지

책 제목은 조금 과장된 면이 있다. 이 책이 딱히 다른 영화에는 없지만 위대한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가지고있는, 영화를 위대하게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를 분석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문 소리를 하는 것은 또 아니다. 위대한 영화들에 책에서 말하는 요소들이 포함되어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것을 재미있으면서도 생각거리로써 곱씹을 수 있게 보여주기 때문에 그것들을 걸작으로 꼽을만 한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그러한 요소들 중 자아, 가족, 사랑, 인생, 죽음, 행복 여섯 가지를 꼽고, 각각이 두드러지는 영화를 세편씩 꼽아 총 18개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을 다시 세명의 저자가 각기 서로 다른 시선 즉 심리, 경제, 문화/교육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영화를 봄으로써 조금씩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했는데, 이게 꽤 괜찮다.

굳이 따진다면 언급하는 영화가 꼭 그러한 요소들만을 주요하게 담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저자들 역시 모든 부분에서 해당 관점을 철저하게 지킨 것도 아니며, 딱히 저자들의 이야기가 전문성이 빛나는 분석이라던가 하는 것도 아니긴 하다만, 그러한 면모를 첨가한 일종의 리뷰 모음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때로는 생각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주기도 해서 지금으로서도 지금대로 나름 볼 만하다.

수록된 리뷰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행복을 찾아서’의 ‘경제편’으로, 공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너무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개봉당시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행복을 읊조리는 걸 들으면서 상당히 뜨악한 심정이었는데, 나같은 사람이 또 있었구나 싶었달까. 그 뒤에 승승장구했기 때문에 그 때를 시발점으로 여겨 결과론적으로 행복이었다고 되뇌이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행복 혹은 그에 가까운 그 무언가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공감할 수 없고 심지어 꺼려지기까지 하는 그 무언가였으니까. 차라리 ‘성공을 찾아서’라고 하지.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