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만드는 건프라 슈퍼 테크닉’은 한단계 높은 건프라 제작을 위한 내용들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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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프라는 건담 프라모델의 줄임말로,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에 나온 로봇들의 프라모델 시리즈를 말한다.

로봇에 상당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던 것인지 단순하게는 그저 겉모양만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진 저렴한 장난감 뿐 아니라 관절이 구부러지는 것은 물론 손가락까지 개별 동작이 가능한 등 여러가지 메카닉과 기믹으로 만들어져 그 자체로 하나의 취미 장르가 된 것이기도 하다.

건프라는 등급에 따라서는 마치 실제 로봇을 만드는 것처럼 각 부 부품을 만들고 그것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그것을 그저 조립하는데만도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자연히 다 만들었을 때의 뿌듯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건프라 애호가들은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 건프라의 도색을 다시 입힌다던가 모양을 바꾸고 심지어는 새로운 건프라를 만들어내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는데, 이 책은 그런식으로 건프라를 깊게 즐길 때 도움이 되는 기법을 일부 담은 것이다.

채색 쪽에서는 주로 웨더링이라는 것을 중점으로 소개했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더럽히는 것이다. 지나치게 깨끗하고 인공적인(비현실적인) 색상을 갖고 있는 건프라를 다시 칠하거나, 활동하면서 생겼을법한 흔적들을 더해줌으로써 단지 ‘모형’을 넘어서 실제하는 로봇처럼 보이게 바꿔준다. 그렇게 완성된 건프라는 적당한 포즈를 취하는 것만으로 훌륭한 디오라마가 된다.

건프라에 멋을 더해주는 개조 팁도 볼만하다. 기존에 없던 색을 더하는 비교적 간단한 것부터, 선을 넣어 경계를 뚜렷하게 드러내거나 선을 추가하는 것도 있고, 전투 흔적을 만들어 실감나는 현실감을 만들어내는 방법도 소개한다.

기성품을 조합함으로써 자기만의 건프라를 만드는 작업도 매력적이다. 건프라가 계열에 따라 비슷한 구조를 갖고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처음부터 그걸 고려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 호환 여부를 잘 살펴야 하는데다, 때로는 일부를 깍아내거나 붙이는 등 개조도 필요하고, 도색 역시 거의 필수라고 봐야한다. 꽤 내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건 만드는 사람 뿐 아니라 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상당한 지식이 있어야만 각부의 조립이나 변형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도전할만한 일은 아닌데, 그렇기에 완성한다면 만족감은 더 클 듯하다.

지금은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봇들을 프라모델로 구현하는 쪽으로만 건프라가 나오고 있어서 새로운 건프라를 만들려면 상당한 노력을 들여야만 하는데, 애초에 프레임과 각부를 모듈화해 레고처럼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게 만든 조립식 건프라 라인이 있으면 어떨까도 싶다.

책은 건프라를 더 멋지게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초보보다 어느정도는 건프라에 익숙한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 그러나, 기초적인 방법이나 방향성 등을 잘 집어주기 때문에 새롭게 건프라 개조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