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룬드마르크(Lisa Lundmark)’가 쓰고 ‘샬롯 라멜(Charlotte Ramel)’이 그린 ‘나는 상어다(Haj-Jenny)’는 다름과 개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표지

아홉 살 옌니(Jenny)는 반에서 가장 말이 없는 아이다. 선생님은 그런 옌니에게 여러번 말을 걸면서 적극적으로 나서 이야기하고 하기를 원하지만, 옌니는 손을 들고 나서 큰 소리로 얘기하고, 다른 사람들과 왁자지껄하게 어울리는 것이 그리 내키지 않는다. 그 보다는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는 것이 훨씬 좋다.

하지만 어른들은 옌니에게 늘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것을 바란다. 정말로 그렇게 하는 것만이 옳은 것일까.

유유히 바다를 헤엄치는 상어처럼 조용하지만 용감하고, 남들 앞에 나서지는 않지만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을만큼 강하며, 크게 말하는 대신 크게 생각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

어떻게하면 문어처럼 높이 손들고 크게 말하면서 자신을 강조하지 않아도 나는 나 자체로 충분하다는 것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바다의 상어와 문어로 비유하고, 상어와 공감하는 소녀 옌니의 이야기는 조금 판타지적인 면이 있지만, 의외로 우리 주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얘기다. 당장 우리도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왔던 말들이지 않던가.

이건 심지어 커서도 계속된다. 자기 회사처럼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한다느니, 도전정신을 갖고 열정적으로 하라던가, 소위 아침형 인간이 어쩌니 하는 것들도 그렇다. 물론 세세하게 따진다면 조금씩 상황이 다르기야 하겠지만, 제시하는 것만이 유일한 정답인 것처럼 굴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정도에서 벗어나고 잘못된 것처럼 만들다는 것에서 일맥상통한다.

이런 기조는 때로 마음에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소극적인 아이들의 자존감이 낮은 것은 어쩌면 소극적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것이 잘못된 것처럼 구는 어른들 때문일지도 모른다.

과연 모든 아이들을 같은 방식으로 다루면서 똑같이 되길 요구하는 게 정말 옳은 것일까. 한가지 정답을 정하는 것이 아이들의 다양성을 해치고 차별을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개성을 존중해준다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더 건강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