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햄릿(Hamlet)’은 덴마크 왕자의 비극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야기의 줄거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품이 대게 그렇듯, 의외로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많은 작품이기도 하다.

무대 공연을 위한 희곡인 이 작품은, 흔히 알려져있는 것과 같은 ‘복수극’은 아니다. 죽은 아버지의 유령이 계속해서 복수를 종용하고, 결국 복수를 완수하기도 하지만 복수극이라고 하기엔 그에대한 햄릿의 의지나 행동이 상당히 박약하다.

신중이라 할 수 없는 햄릿의 이 우유부단함은 결국 그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거대한 비극으로 몰아가는데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는 과정이 정말 처절하다.

16세기 말 즈음에 쓰인 이 작품은 현실성을 강조하는 요즘의 것과는 꽤 많이 다르다. 연극 공연을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상당히 시적인 대사가 많은 것이 대표적이다. 내용에서도 당시의 문화나 은유를 담은 것이 많아서 생각보다 어렵게 읽힐 수도 있다.

이 책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각주를 꽤 꼼꼼하게 달았다. 그것이 상황 설명이나 책에는 없는 연출 등의 공백을 일부 매꿔준다. 책 뒤쪽에는 ‘해제’를 실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번역도 꽤 괜찮아서, 과거 왕실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수월하게 읽히는 편이다.

컬러 일러스트를 수록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인데, 아쉽게도 그리 취향에 맞진 않았다.

분량으로 보면 장편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에서도 느겼던 것처럼) 생각보다 여백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때로는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준다. 무대 공연에서라면 마땅히 있을 행동이나 표정같은 것들이 책에서는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때문에 의외로 개작(재해석) 가능성도 높고, 실제 공연에 따라 작품의 질도 많이 달라질 것처럼 보인다. 책으로 읽을때 그것을 채우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