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시리즈의 하나인 ‘한현민의 블랙 스웨그’는 나이지리아 한국 혼혈인 한현민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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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독특한 외모와 매력으로 한국 최초의 흑인 혼혈 모델이 된 한현민. 아직 18세인 어린 나이지만, 그는 웬만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이렇게 대중의 시선과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그의 피부색 때문이다. 지금에와서 그가 흑인 모델이라서 특별하고 매력적이라고 본다는 걸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땐 그랬다. 외국인 혼혈아는 그 다름으로 인한 묘한 차별이 있었고, 그게 만약 흑인이라면 더 그랬다. 그래서 그것에 상처받았을 걸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그런 차별이 단지 아이들끼리만 일어난 것이었다면 그래도 나았을 지도 모른다. 왜, 아이들이란 사소한 것에도 집착하고 뭔가 다른걸 발견하면 의례 놀리는 걸로 연결짓곤 하지 않던가. 그러니 설사 놀리더라도, 땡볕에 탄 피부를 놀리는 것과 별 다를바 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어른이다. 꼭 쓸데없이 이유를 붙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편견에서 비롯된 그 이유들은 제아무리 어처구니 없는 것이더라도 아이들의 뇌리에 박히고 사실로 각인된다. 편견이 되물림되는 이유다.

그나마 부유했더라면, 무시하고 살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도 제대로 해보지 못할 정도라면? 좌절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탓할지도 모른다. 그런 피부색을 가진 것에 대해서. 자기를 그렇게 낳은 것에 대해서.

하지만 한현민은 그렇게 모든것을 부정하고 밑바닥으로 꺼지지 않았다. 학교 공부를 포기하는 등 방황을 하긴 했지만, 또 다른 좋아하던 것을 깨닫고 그쪽 분야로 가기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다. 그리고 그게 결실을 맺었을 때, 부모님이 해주던 말처럼 그의 피부색은 그저 다른게 아니라 특별한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건 일부 성공한 자들의 이야기를 포장한, 흔한 ‘성공 스토리’ 중 하나이다. 또 그의 성공 요인이 타고난 외모에 있다는 걸 생각하면 ‘될놈될’ 이야기 같기도 하다. 컨셉은 책으로 보는 ‘인간극장’ 같은데, 좀 ‘위인전’같다는 느낌도 든다. 이런 점들은 조금 거부감을 들게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야기를 잘 써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의 성공은 단순한 한 개인만의 성공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도 시사하는 것이라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 실존인물을 다룬 책으로서 그가 얼마나 매력적인 인간인가를 잘 담았다. 그러면 된 거 아닐까.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