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어떤 공주 이야기’는 동화를 원작으로 새롭게 써낸 공주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이다.

표지

과거 동화의 흔한 (거의 필수에 가까운) 등장인물이었던 공주, 그것을 흔한 클리셰 중 하나였던 약자로서 다루었던 유명 동화들을 원작으로 삼아, 그것들에서는 해결되지 않던 의문이나 불만족스러웠던 점, 또는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을 더해서 써낸 단편들을 담은 이 소설집은, 진하게 느껴지는 원작이 비틀리는 것에서 오는 재미와 새롭게 더하고 짜낸 것에서 오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을 꽤 잘 전해준다.

무엇보다 동화를 원작으로 한 이야기라 했을 때 으레 기대할만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다른 문화를 가진 이들을 등장시켜 익숙한 용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식으로 어떤 동화속 요소를 가져왔는지를 분명히 알게끔 하면서도 전혀 다르게 써먹는 게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단지 그런 것에만 집중했다면 알맹이는 없는 것처럼 느껴졌을텐데, 대부분 자기만의 이야기도 가지고 있다. 개중엔 동화 원작이란 걸 모르게 썼을수도 있을만큼 원작에서 크게 벗어난 것도 있는데, 과연 읽고나면 그런 것들이 더 기억에 남는 편이다.

수록작들은 주제 선정같은 기본적인 것 외에는 딱히 어떤 통일성이 없어서 각각 이야기의 형식은 물론 분위기, 이야기 하려는 것도 서로 좀 다르다. 그러면서, 동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 때문인지, 공통된 것으로 묶여있다는 한도 내에서 다양한 것을 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는 느낌도 든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