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푸하푸, 네가 있어서 즐거운 일이 많아졌어’는 북극에 사는 귀여운 동물들의 일화를 코믹하게 담은 만화다.

표지

귀엽게 디자인된 북극 동물들이 나와 서로 부대끼며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솔직히 조금 호불호가 갈리는 만화다. 만화가 담고있는 코미디가 꽤 취향을 타기 때문이다.

심지어 취향에 맞지 않으면 별 재미가 없는 것을 넘어 조금은 충격적일 수도 있다. 북극곰 ‘꾸곰’ 뿐 아니라 하푸도 시도때도 없이 쯋쯋하며 다른 동물들을 빨아먹는데, 실사로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에게는 코미디여야 할 그 장면이 굉장히 잔인하고 그로테스트하게 느껴지기도 해서다.

그래서 처음부터 등장하는 이런 요소들에 적응이 되지 않는 사람은 등장하는 동물들의 귀여움도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이야기도 딱히 별게 없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캐릭터를 선보이는 식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성에 더 초점이 맞춰진 만화라는 얘기다.

그만큼 등장 동물들이 보여주는 캐릭터성은 꽤 강한 편이다. 생김새나 유아적인 귀여움이 조금은 보노보노를 떠올리게도 하는 혀 짧은 하프물범 ‘하푸’ 뿐 아니라, 말 할때마다 허세를 내밷지만 금세 꽁지를 말고 마는 ‘귄귄’이나 뭐든지 먹어치우는 ‘꾸곰’도 각기 개성이 뚜렷하다. 그래서 별 이야기가 없는데도 이들이 같이 나와서 티격태격하는 것만으로도 나름 볼만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딱히 흐름있는 이야기는 없다보니 역시 그 정도에서 그친다는 한계도 있다. 책 제목도 그렇고 만화 중간중간에도 꽤 괜찮은 글귀를 담은 그림에세이가 있지만, 그게 조금은 쌩뚱맞고 잘 와닿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캐릭터성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조금만 더 이야기에도 깊이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