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파이벨(Thomas Feibel)’ ‘프렌드북 유출사건(#SELBSTSCHULD: Was heißt schon privat)’은 SNS 무단 공유와 왕따 문제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소원해진 친구를 골탕이나 먹여보겠다고 친구의 프렌드북 계정으로 사진 한장을 공유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별 생각없이 저지른 짓은 사소한 골탕으로 끝나지 않고 점점 커지면서 결국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르게 된다.

한명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그의 시점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사건이 커지는 과정이나 그 속에서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엄청 세밀하게 그려지지는 않는데, 지나가다 보는 정도로 다뤄지면서도 아이들이 사건을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를 꽤나 잘 보여준다.

아이들에 의해 사건이 회자되고 그러면서 점차 커지는 과정도 상당히 사실적이다. 마치 현실에서의 사건을 기반으로 쓴 것 같은 이야기는 꽤 몰입도가 있다.

책 속 이야기가 사실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꽤 다른 배경이나 문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이렇겠다 싶을 정도로 일의 양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인간들의 무지함과 잔인함이란, 어쩌면 이 종이 가진 종에 새겨진 본능같은 것일까. 덕분에 공감할 곳도 많았고, 그만큼 생각할 거리도 많았다.

원한관계나 증오심, 눈이 돌아갈만한 이득같이 딱히 눈에 띄는 이유가 없더라도 얼마든지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게 특히 인상적이었다. 사소해 보이는 짓들을 하는 왕따 참여자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도 무지하며 비난 대상이 정해졌을 때도 빠르게 거기에 편승하여 남탓만을 시전하는데 실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악의 평범성이 아닐까 싶다.

담은 내용 뿐 아니라 이야기도 좋은 편이다. 관계자들의 사소한 개인사정과 이익 등을 잘 꼬아놓고 표면을 핥으며 보여주어서 끝까지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아쉬운 것은 결말이 소설로서는 좀 허하다는 거다. 너무 감춰져있던 관계과 진실을 설명하는데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일부 인물들이 가진 이중적인 면이 어째서 합당할 수 있는가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몇마디 말로 그럴 수 있음을 던져만 놓아서 이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세세한 부분에서의 완성도가 아쉽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