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하브루타 공부법’은 유대인들의 탈무드 공부법이라는 하르부타를 학교 공부에 적용하는 방법을 다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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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공부란 방해받지 않도록 조용한 곳에서 때론 칸막이 등을 이용해 자신을 격리해두고 혼자 책에 집중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것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떠드는것을 권장한다. 왜냐하면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보다 직접 말로 해보고 질문하고 설명하는게 더 오래도록 기억되기 때문이다.

‘하브루타’란 ‘친구, 짝, 파트너’라는 말이다. 즉, 하브루타 공부법이란 서로 대화하고 토론도 하면서 하는 공부법을 뜻한다. 더 나은 수업 방식으로 많이 거론되었던 ‘토론식 수업’과도 일견 비슷한 면이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자! 토론해보자!’하는게 아니라, 먼저 준비를 하고, 준비한 것으로 짝 토론, 모둠 토론으로 점차 크게 토론한 후, 그 내용과 결과를 발표 및 정리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방법도 질문, 논쟁, 비교, 서로 가르치기 등 학습 내용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것들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그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듣기만 하고는 ‘안다고 착각’하지 않도록 해준다.

책에서는 그런 하브루타 공부법을 간략하면서도 충실히 설명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견 어려운 점도 있어 보이지만 설명은 쉽게 잘 해서 하브루타에 대해 알기는 어렵지 않다.

어려운점은 오히려 실천이다.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어떻게 토론을 진행할 것인가는 해보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역시 어려울 수 밖에 없는데, 그걸 미리 연습해 볼 수 있도록 실제 공부의 예를 들면서 활용법도 보이고, 마지막으로는 실제에 가깝게 실습해보는 것까지 마련했다.

하브루타 공부법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먼저, 공부란 외롭고 힘든 것이라는 기존의 생각을 깬다. ‘스터디 그룹’을 만든다고 해도 기존 공부법으로는 그저 같이 모였을 뿐 어차피 각자 공부하는 것이었다면, 하브루타 공부법에서는 정말로 같이 공부하는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하브루타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한다는것이 어떤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을 스스로 만들고 서로 의견을 얘기해보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정답을 맞춰야 한다’는 단답형 질문과 토론이 아니며 ‘틀린 질문’은 없다고 하면서 참여를 독려하고 생각을 존중해주는것도 좋다. ‘틀리면 어쩌지’라며 움츠러들지 않는것은 자존감과도 연결된다.

인생이나 업무에서도 답을 찾는 것 보다 더 중요한것은 질문을 찾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래야만 정말로 유용하고 적절한 답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하브루타에서도 마찬가지다. 책에서는 학습에서 유용한 질문을 만드는 법도 소개하는데, 이는 학업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하브루타 공부법은 단순히 학업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좀 더 넓게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법’과 ‘의견을 나누는 법’을 말하는 것이다. 학습은 오히려 그것을 학업에 적용해 얻을 수 있는 부수효과 같다. 나는 이런 ‘문제를 대하는 자세’ 자체를 배우는게 하브루타의 더 좋은 점처럼 보였다.

이미 혼자 하는 공부가 익숙하다면 하브루타는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이상 익숙해진다면 인생에서도 유용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