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시 료타(林 亮太)’의 ‘5색 색연필로 완성하는 REAL 풍경화(林亮太の色鉛筆で描く)’는 기본색 색연필만으로 멋진 풍경화 그리는 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표지

여기서 기본색이란 ‘색의 3원색’을 말하는 것이다. ‘색의 3원색’은 섞을수록 명도가 낮아지는 감산혼합 방식의 원색으로 시안(Cyan), 마젠타(Magenta), 옐로(Yellow)로 구성되어있다. 보통 여기에 검은색을 더해 CMYK로 묶어 부르며 컬러 인쇄에서 주로 활용한다.

적은 컬러만을 이용해 혼합해서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 것이 저자만의 특별한 점은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반대로 널리 쓰이고 있는 방식을 저자가 풍경화를 그리는 것에 적용한 것에 가깝다.

3원색을 혼합하면 이론적으로는 모든 색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있어 아주 어두운 색이나 밝은 색 등은 제대로 표현이 안되기도 한다. 그래서 3원색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검은색과 흰색을 더해 총 5가지 색연필을 사용하고, 거기에 겹쳐서 쌓은 색들을 섞어주기 위한 블렌더와 하이라이트를 주기 위한 디자인나이프를 추가로 사용한다.

좋은 것은 그것들을 이용해 풍경화를 그리는 방법과 과정, 그리고 그 실례를 정말로 잘 정리해서 담았다는 거다. 마치 샐로판지를 덧대며 색을 만들어 내듯이 시안으로 시작해, 마젠타, 옐로, 블랙 순으로 색을 어떻게 쌓아야 하며, 흰색과 블렌더를 이용해 색을 다듬고 질감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디자인나이프로 빛을 표현하는 것까지 하나 하나를 정말 잘 보여준다.

그렇게 완성한 작품도 수준이 높아 보다보면 절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다만, 3원색 색연필을 이용해 색을 조합하는 방식의 한계 때문에 색이 깔끔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좀 부연 파스텔톤을 띈다. 이런 특징이 하늘 등을 표현한 것에선 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필요하다면 즐겨 쓰는 색을 추가로 더 사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적은 색을 사용하다보니 조금은 색을 어떻게 낼 것이가 하는 점이 강조되는 면도 있지만, 작품의 전체 구조를 잡는 방법이나 명암은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 같은 풍경화를 그릴때 알아야 할 기본적인 것들도 꽤 잘 담고있다. 그래서 꼭 미술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보기에도 좋을 듯하다.

저자의 색연필을 이용한 풍경화 작법은 기존보다 접근성이 좋다는 점에서 조금은 ‘밥 로스(Bob Ross)’를 떠올리게도 한다. 저자처럼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번 즐거운 풍경화 그리기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