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심장’은 강박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소설 속 주요 인물들은 모두 어딘가 하나씩 이상한 사람들이다. 불필요하게 힘든 수업을 강요하며 학생들이 떠나가게 만들지를 않나, 쓸데없는 연관성에 집착하기도 하고, 돈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 들거나, 경계의식이 지나치게 강한 건지 불필요한 일을 벌이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무엇하나 제대로 전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런 이들의 이야기를 엮어서 짧은 글 안에 담아내서 그런지, 아니면 갑작스레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는 이니셜로만 된 낯선 등장인물들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이들의 행동과 심정에 잘 공감이 가지 않아서인지 이 소설은 물위에 뜬 기름처럼 묘하고 마뜩잖은 감정을 남기다.

비록 극 진행에 도움은 되는 것이긴 했지만, 각자가 갖고있는 강박증들과 강박증에 대한 신화같은 얘기를 하는 것도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이게 꼭 필요했어? 싶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에 불현듯 등장하는 메시지 같은 것도 이게 여기서 나올 것이었나 하는 갑작스러움이 있다. 이런 붕 뜬 느낌은 이 소설을 있게 했다는 페스소나라는 주제의식도 그랬다. 소설과 소재, 그리고 그를 통해 담아낸 메시지가 서로 잘 섞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전체 이야기 구성 자체는 만났다 오해하고 헤어지고 정리하는 흔한 연애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쪽으로만 보자면 그냥저냥 볼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세부적인 것들이 좀 낯설고 그렇다고 공감이 가게 그려진 것도 아니어서 다 보고나서는 이게 무슨 이야기였지 싶은 묘한 뒷맛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