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시대 1’은 새롭게 개정해 낸 최신 정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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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984년에 첫 출간한 소설이다. 그걸 지금에 와 단지 새롭게 다시 찍어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내용까지 일부 개정해서 내기로 한 것은, 당시 제대로 몰라서 틀린부분이 많은 북한 관련한 것들을 고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한국전쟁을 다룬 이야기 중에선 꽤 독특하다고도 할 수 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 무려 월북까지 한 사회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한 측면도 당연히 그런 주인공을 따라 북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쫒아가며 그리고 있다.

월북은 주인공이 자신의 이념적 신념에 따라서 취한 행동이다만, 막상 그게 대단한 정신적 고취나 만족감을 가져다주기는 커녕 오히려 의구심과 이념적 혼란을 겪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다분히 부정적인 성격을 띈 이야기는 꽤나 저자의 개인적인 감정이 담겨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소설은 저자 본인이 겪고 아는 아버지의 이야기의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당한게 있기 때문에 차마 긍정적으로만은 쓸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 건 괜한 심정일까.

소설의 한 축을 월북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차지하고 있다면, 다른 한 축은 그로인해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 남한에서 이리저리 유랑하며 고초를 겪게되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일제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크게 불거진 이념적 갈등과 그것이 자아낸 분단이 만들어내는 아픔같은 것을 꽤나 잘 그리고 있다.

월북한 지식인과 빨갱이로 낙인찍힌 가족의 이야기는 불행했던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사람들과 그로인한 여파를 힘겹게 견뎌야만 했던 당시를 무슨 대단한 낭만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영웅시대’라고 지칭하는 게 꽤나 반어적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