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조(すむぞう)’의 ‘발라당 고양이들(へそ天にゃんこ)’은 귀여운 고양이들을 담은 사진집이다.

표지

이 책은 사진집이다. 그래서, 사실, 좀 과장하면, 번역도 별로 필요없다. 고양이 사진을 보는 것, 그것 하나로도 이 책의 목적을 대부분 충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굳이 번역 이야기부터 꺼낸 것은, ‘발라당’이라는 번역이 꽤나 마음에 들어서다. 뭔 소린지 모르겠게 단순 직역만 해논 것도 아니고 아예 번역을 포기하고 음차만 해놓지도 않고 1:1로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적절하다 할만한 말로 (말 그대로, 제대로) 번역을 해 놓은 것이, 최근의 번역 추세에 불만스러웠던 마음을 꽤나 씻어준다. 아, 그래, 이러라고 번역가를 쓰는거지.

고양이 사진을 보면서 힐링을 하려던 게, 뜻밖의 지점에서까지 힐링을 하게돼서 좋았단 소리다.

책 자체는 사실 특별할 게 없다. 인간이 가장 애정하는 동물 중 하나인 고양이들의 사진을 모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발라당(へそ天)’이라고 하는, 동물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완전히 풀어진 모습을 담은 것은 나름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귀여운 고양이 사진에서 빠지지 않는 부류이기 때문에 이 자체가 신선하거나 특별하지는 않아서 더 그렇다.

그렇다고해서 책에 실린 사진들이 별 감흥없는 것들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만약 그런 식이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사진들을 공유하고 그러지도 않았겠지. 그만큼 고양이들의 발라당 사진들은 묘하게 풀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사진작가가 컨셉에 맞춰 찍은 사진이 아니라,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마주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라는 것도 꽤 의미있다. 억지로 만든 게 아니라, 진짜 모습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기묘한 자세를 취한 모습을 보며 고양이들의 독특한 생태를 신기해하기도 하고 또 사랑스럽게 보게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