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챔프 아서왕’은 권투와 교도소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표지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죄와 벌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이야기의 전개 때문에 복수를 그린 것처럼도 보이고 또 어떻게 보면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긍정적인 것은 이런 여러가지 요소들이 꽤나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있다는 거다. 그건 권투와 범죄 거래, 재판,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것 역시 그렇다. 살짝 잘못하면 어느 하나가 어색하게 튀거나 할 수 있고, 이야기가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 미묘한 픽션성과 핍진성 사이를 꽤나 잘 타면서 이야기를 전개했다.

권투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갑자기 범죄물이 되고, 그것이 다소 종교적인 이야기로까지 이어지는 등 내용의 폭이 꽤 넓은 편인데도 전체적으로 잘 읽히고 괜찮게 보게 되는 것도 그래서다.

소설 속의 주요 사건들을 꽤나 현실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일종의 히어로물처럼 속시원한 사이다를 주지는 않을뿐더러 오히려 살짝 목이 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주기도 한다만, 그 와중에도 모종의 복수를 이루는 것이라든가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떨쳐냄이랄까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장력도 괜찮아서 막히는 구간없이 잘 읽힌다.

이런 점들이 이 소설을 결론적으로 꽤 긍정적으로 여기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걸작이라거나 할 정도로 추겨세울 것까지는 아니나 충분히 괜찮은 일정 수준에 올라있음을 느낀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