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리의 결전’은 청산리 대첩으로 알려진 싸움의 전말을 꼼꼼하게 그려낸, 맞서 싸우는 독립전쟁사 두번째 책이다.

표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역사를 다루는 만화는 대부분 공통된 단점을 갖는다. 바로 썩 재미가 없다는 거다. 이는 단지 픽션처럼 흥미로운 내용이 없어서 그런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을 중시하다보니 만화만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과장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부분부분만 존재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주인공과 서사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재밌게 만들어진 편이다. 큰 싸움에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다룸으로써 서사를 채우고, 주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캐릭터성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에 만화 특유의 과장이나 연출도 잘 사용했다.

그렇다고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역사에 소홀하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표현은 과장할지언정 사실을 과장하지는 않으며,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 것에는 명시적으로 과장해서 표현한 것임을 표기하기도 했다.

내용 역시 충실하다. 당시의 정세는 물론 지도를 이용해 전체적인 전투 상황도 쉽게 따라가도록 했고, 일본군과 독립군의 움직임이나 그 변화 등도 잘 담았다. 거기에 민간인들의 이야기도 실어서 보다 폭넓게 당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아무래도 저자는 무엇이 더 맞다고 생각하지는가 자연히 드러나기도 하지만, 상반된 내용도 모두 담음으로써 기록에 의거한 사실을 담는다는 것에도 신경을 쓴 편이다. 전권에서도 그랬지만 양측의 주장과 기록이 너무 큰 차이를 보이는데, 전쟁중이라 사기 등을 생각해 그러했을 것이라고 이해가 가는 한편 눈가리고 아웅 아닌가 싶어 좀 황당하기도 하며, 그게 지금도 명확히 가려지지 않고 논란거리라는 게 당황스럽기도 하다. 침략을 통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 정보나 기록의 조작이 쉬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