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메디슨’은 약과 그에 얽힌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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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는 흔히 전쟁사라고도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자주 전쟁을 벌여온데다 전쟁을 위해서 또는 전쟁을 통해서 발전을 이룬 경우가 많으며 많은 삶과 죽음, 문화 등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인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많은 사건과 죽음을 낳으면서 뇌리에 깊게 남았다.

그런 인상만큼 전쟁이 인간의 살모가 죽음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까. 막상 따져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다. 그보다는 유행성 전염병, 더 나아가서는 일상적인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많기 많기 때문이다. 전쟁에서의 사망자도 과거엔 전쟁 그 자체보다도 그러한 상황에서 채 통제되지 않아 생기는 위생이나 질병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으니 삶과 죽음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사를 바라본다면 인간사는 전쟁사가 아니라 질병사라고 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질병은 역사의 많은 순간, 주요 인물들과 함께 해왔으며 거기에는 늘 약이 함께 있었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손꼽을만한 약이나 역사적 인물, 사건들을 서로 결합시켜 약이 어떻게 인간과 함께 해 왔으며 그것들이 무슨 사건과 연관되어왔는지를 풀어냄으로써 약의 성분과 작용같은 과학적인 부분과 그에 얽힌 인간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선택한 약과 역사는 모두 재미있게 볼만한 것들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히틀러의 이야기였다. 유명하긴 하지만 딱히 그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것은 아니기에 몰랐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신선하기도 했으며 어쩌면 전혀 다른 역사를 쌓을 수도 있었을 거란 가능성이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정신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갖게 하는 인도사목 이야기도 그렇다.

인간을 치유하기도 하지만 또한 망가뜨리기도 하는 약은 앞으로도 인간 삶에서 계속 중요한 위치에 가까이 있을 것이다. 추출, 화학합성에 이어 mRNA나 유전자 가위같은 기술은 더 새롭고 다양한 약을 등장시킬텐데, 그것들이 과연 어떤 희망과 절망을 가져다줄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