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지 사다오(東海林 さだお)’의 ‘혼밥 자작 감행(ひとりメシの極意)’은 소소한 일상의 먹거리에 대해 썰을 풀어놓는 음식 에세이다.

표지

책에는 딱히 거창한 이야기가 없다. 먹는 음식도 (물론 일본 기준이기는 하지만) 대게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며, 가격도 부담없는 수준이다. 가끔 무리해서 먹는다고 하는 것도 2~3만원 정도에 그친다. 그런 점이 묘하게 서민적이어서 친근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그런 것들을 무엇 하나 습관적으로 먹어 넘기지 않고, 그 음식이 담고있는 맛이나 매력을 한껏 받아들인다. 보고있으면 참 어떻게 그런 소소한 것들을 저렇게까지 즐기고 또 행복해 할 수 있는건지 새삼 놀랄 정도다. 단지 이야깃거리를 꺼내기 위해서 쥐어 짜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그 음식들을 즐기고 있다는게 느껴지는지라 읽고있는 나 자신도 제법 훈훈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그런 자신의 행복을 위해 때로는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 방식으로 먹기도 한다. 조리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하거나, 먹는 방법을 바꾸거나, 때로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한다.

그것들은 어떻게 보면 ‘굳이?’ 싶은 작은 차이기도 한데 또 보고있으면 묘하게 흥미롭기도 하다. 다음에 나도 그 음식을 먹게된다면 한번 시도해볼까 싶어진달까. 이야기 뿐 아니라 그걸 어떻게 전달할지도 생각해서 담아야 하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라 그런지 확실히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가 좋은 듯하다.

이 책은 당초 주간지에 연재했던 글들을 발췌해 엮은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각각의 이야기들은 짧고 읽기에도 편한 편이다. 편집도 거기에 한몫해서,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만을 따르지 않고 널리 쓰이는 용어를 병기 한 것이나, 조금 생소할 수 있는 것들에 주석을 달아둔 점 등이 센스있다.

연재글이었던 만큼 때때로 그 시기의 화두거리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하는데, 그에 대한 정보는 없어서 언제적에 있었던 무슨 일을 두고 꺼낸 얘기인지는 알기 어렵다. 주석 달기가 여의치 않았다면, 검색이라도 해보게 원 연재일이라도 표기해줬으면 싶어 괜히 아쉽다.

책 제목이 ‘혼밥…‘이고, 저자 자신도 그런 말을 하기는 한다만 딱히 혼밥에 매여있는 책은 아니다. 음식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 그런 경험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재미있게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