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는 현대인을 위한 가정간편식 안내서다.

표지

바야흐로 1인 가족의 시대다. 갈수록 인구 증가율지 줄어들고 있다고 하고, 그만큼 노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지도 못하고 출산 육아를 그닥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니 굳이 가정을 이루고 살 메리트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 집에서 해먹기보다는 사먹는 비율이 꽤 높아졌다. 그런 사람들에게 완전히 조리되었거나 반조리 상태로 나오는 요즘의 소위 HMR(Home Meal Replacement) 제품들은 굉장히 유용한 제품이다.

이 책은 그런 HMR 제품의 개요와 그것들을 이용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을 소개하는 일종의 안내서다. 거기에 개인 경험이나 HMR 제품의 배경 등도 함께 얘기하는데, 그게 조금은 이 책을 HMR 제품에 대한 에세이처럼 보이게도 한다. 그런 글들은 업계 사람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성향이 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는 한다만, 그래도 대체로 수긍할만한 수준에서 이야기한다.

내용이 이렇게 한가지에만 집중되어있지 않은 것은 딱히 대단히 할 얘기는 없어서이다. 음식이란 기본적으로 먹으면 끝인 간단한 것 아니던가. 다만 공산품이기도 하므로 원재료 표기를 통해 제품을 판단하는 것이라던가, 영양성분 표기를 보고 어떻게 조합해서 먹으면 좋을 것인가를 얘기하는 등 소소하지만 쓸모있는 팁들을 얘기해주므로 나름 유익하기도 하다. 이런 것들은 이미 HMR 제품을 자주 이용하던 사람들도 참고할 만하다.

HMR 제품에 대한 설명 후에는 이것들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들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뎁히는 수준의 것만 이용하던 나로서는 새삼 감탄이 나왔다. 다양한 제품들이 있는데다 그 완성도도 상당해 보여서다. 몇개 제품을 함께 사용해서 만든 것들은 더 그렇다. 한번 따라해보고 자기에게 맞게 조금 바꿔서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책은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굳이 헷갈리기 쉬운 ‘가정간편식’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쉬웠는데, 그건 이 말이 마치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게 조리과정이나 재료 등을 일부 생략한 가정식’처럼 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착각을 통한 과장광고를 노린 안좋은 용어란 얘기다.

이 말의 유례인 영어 표현(Home Meal Replacement)을 봐도 대체 어떻게 저런 번역이 나온건지 의심스럽다. 그래서인지 좀 더 ‘가정식 대용’ 또는 ‘대용 가정식’이라는 의미를 살려 번역한 ‘가정대용식’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굳이 왜 ‘가정간편식’이란 용어를 사용한 건지 모르겠다.

잘못된 용어가 정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의무가 그럼 제품을 만들고 소개하는 사람들에게 있지 않을까.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