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입원했습니다’는 수술 투병기를 담은 만화다.

표지

이 책은 딜리헙에서 ‘얼렁뚱땅 병상일기‘란 이름으로 연재했던 것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만화는 연재할 때부터 4컷 만화가 이어지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덕분에 컷 구성만 조금 바꾸었을 뿐 거의 거의 그대로 책 형식에 맞게 바꿀 수 있어 자연스럽다. 다만, 세로로 길게 나열하여 한쪽에 2개씩 싣는 일반적인 4컷 만화의 출판 형식을 따르지는 않았는데, 그 덕에 책에 여백이 꽤 많은 편이다.

만화는 때론 불쾌할 정도로 사실적인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중간중간 가벼운 장난이 섞인 코미디가 들어가있어 굉장히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묘한 느낌이 들게 한다. 어느 하나를 꼽기 어려운 점은 내용 역시 마찬가지여서, 단순히 난소내막종과 그로 인한 투병기만을 그리지 않았다.

만화에는 여성의 질병에 대한 다소 폭력적이라 할 수 있는 편견이나 부인과에 출입하는 여성을 향한 시선, 불필요하게 쏟아지는 관심과 그에 반해 전혀 쓸모라곤 없는 성교육이나 몸에 대한 무지, 힘들게 살아가는 을 관계의 직장인과 그들이 받는 불합리한 처우라던가,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직장 등에서의 인간관계나, 병원(특히 대형 병원)에 한번이라도 가 봤다면 누구나 공감할 거지같은(욕나오는) 시스템 문제 등 상당히 여러가지 것들을 두루 담고있다.

이것들은 모두 큰 주제인 투병기와 주인공의 인간관계에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분량 뿐 아니라 그것을 보여주는 정도도 그렇다. 만화의 형식이 4컷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여주는 내용들은 잘 읽히는데다 공감도 잘 되며 해당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이렇게 묵직한 내용과 주제를 담고있으면서도 재미 또한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좋다. 재미야말로 만화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과하지 않은 가벼운 코미디는 분위기를 환기하여 웃으며 볼 수 있게 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것들을 가볍게 흐트러뜨리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밸런스가 잘 잡힌 만화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