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으로 귀신 잡는 법’은 톡톡튀는 짧은 이야기 16편을 담은 단편 소설집이다.

표지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 5번째 책인 이 소설집은, 솔직히 말하면 기대와는 좀 다른 책이었다. 제목이 워낙 소재나 내용이 가볍고 유쾌해 보였는데, 전혀 그렇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기는 커녕 현실의 암울한 이야기나 인간과 사회를 풍자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들도 꽤 많았다. 그걸 치킨이라느니 귀신이라느니, 좀비 같은 것들로 풀어냈기 때문에 대놓고 그런 내용을 담은 이야기나 반대로 그런 소재를 살려 재미있게 만든 이야기에 비해 더 튀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게 이 소설집은 참 독특하다고 느끼게 만든다.

현실적이고 풍자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흔히 ‘기담’하면 떠올리는 초자연적이고 호러적인 분위기도 좀 적은 편이다. 이것 역시 이 소설을 처음 접하며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여러모로 뒤통수를 많이 때리는 셈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게 이 소설집의 내용이 나쁘다거나 했다는 것은 아니다. 소재를 다루는 독특한 면은 독특한 면대로 재미도 있었고, 그렇게 풀어낸 이야기 속에 담은 것들도 의외로 여러 생각거리를 던지기도 했다.

조금은 긴밀하게 인과관계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그걸 특별히 설명하거나 그럴듯해 보이게 하려고 짜맞추지 않는기 때문에 현대 소설보다는 옛날 이야기와 스타일이 더 가까워 보이기도 해서 어릴 때 읽었던 옛이야기 모음집(이라지만 실제로는 구전을 조사해 모은 것인지 작가가 순수 창작한 건지 알 수 없던 소설집)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이 현대적이면서도 옛스런 기담집이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