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는 숨막혔던 1980년 5월의 광주를 생생하고 뼈아프게 그린 소설이다.

표지

5.18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군사정권에 맞서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벌인 시민항쟁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지금의 민주화 사회의 단초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사태를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끔찍한 고통이고 후회이며 어쩌면 되돌리고 싶을지도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들에게 남긴 트라우마가 깊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총 7장으로 나눠진 이야기를 통해서 당시 광주에서 벌어졌던 일들과 그 후에 치러야만 했던 것들을 얘기하는 한편, 그를 겪게 됨으로서 각자에게 무엇이 남게 되었나를 담고있다.

각 장마다 서로 다른 화자를 통해 개인의 경험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얘기하면서 당시의 모습이나 감정을 꽤나 사실적으로 그려냈기에 듣다보면 문득 신물이 올라올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작품이 마치 간증이나 고백같은 모양새를 하고있는데다, 때로 2인칭을 사용하면서 독자를 작품 내에 끌어들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오디오북의 녹음 역시 차분한 듯 착 가라앉아 어두운 분위기마저 풍기게 녹음되었는데, 그게 더 암울한 감정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작품의 내용이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팟빵

오디오북은 각 장의 기본 화자에 따라 다른 음성으로 녹음했는데, 이게 캐릭터에 대한 보충이 되기도 하므로 몰입감을 높여주기도 한다. 이런 방식은 일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단점도 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장별로 나누어 놓은 것도 좋았다. 오디오북은 종이책처럼 나누거나 표시할 수 있는 구분이 없는데다, 검색 같은것도 안돼 특정 위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소한 장별로라도 나누어두어서 원하는 부분을 좀 더 찾기 쉽게 해준다.

팟빵에서의 서비스 가격은 20,400원으로, 정가 12,000원인 종이책과 비교해도 꽤 나간다. 완독이고, 오디오북 제작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기도 하나, 그래도 선뜻 구매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