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르스틴 에크만(Kerstin Ekman)’의 ‘길 잃은 강아지(Hunden)’는 혼자가 된 한 강아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여기 숲 속 어딘가에 남겨진 강아지가 있다. 강아지는 그 주인이 데리고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으로 스스로 찾아갈만큼 성장한 것도 아닌데다, 그가 남겨진 곳 역시 집과 그렇게 가까운 곳이 아니다보니 도저히 스스로 집을 찾아갈 수도 없고 주인 역시 강아지를 쉽게 발견해내지도 못한다. 그렇게 강아지는 혼자가 된다.

어쩌면 눈이 쌓인 추운 숲속에서 강아지는 쉽게 명을 달리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숲속에는 강아지를 쉽게 해칠만한 야생 동물들도 많지 않던가. 하지만, 뜻밖의 천운에 힘입어 강아지는 숲 속에서 꿋꿋이 생존해난다.

대게 홀로 떨어진 개의 이야기라고 하면, 대체 어떻게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주인의 흔적을 찾아 집으로 되돌가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그것이 가장 널리 알려진 개에 관한 (인간에게 있어서) 감동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와는 달리 숲에서의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릴 때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나, 그 후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꽤나 그럴듯해서 사실감이 있다. 그 점에는 강아지가 아직 어릴 때 숲 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이나 사냥개였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해서 그게 강아지가 숲 생활을 기꺼워 한 것처럼 느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가문비나무를 일종의 기점으로 사용하는 듯한 모습이 마치 주인이 언젠가 돌아오기를 희망했던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강아지가 결국 사람과 다시 정을 나누게 되리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렇게 되는 과정도 꼼꼼하게 잘 그렸는데, 크게 경계하던 강아지가 먹이와 소리를 통해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은 마치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은 상처받은 유기견이 다시 믿음을 회복해나가는 것 같아 괜히 마음이 찡하다.

소설은 대부분 강아지의 시점에서 서술되어있는데, 그것을 1인칭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듯 그렸기 때문에 소설은 일종의 관찰기같기도 하다. 이것은 이 이야기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이게도 하는 한편 감정적인 부분없이 사실들을 담백하게 나열해 좀 심심하기도 하다. 그래서 소설적인 재미 자체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