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얼짱 주군쟁탈전 1’은 제자백가의 사상을 연애 이야기로 비교적 가볍게 풀어낸 책이다.

표지

제자백가는 중국의 다양한 사상가들을 두루 일컫는 말이다. 그들의 사상에는 당대의 사회에서 뿐 아니라 인간의 대한 근본적인 통찰이 담겨있는 것도 많아서 여전히 마땅한 배울거리로 자주 화자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제자백가들의 사상을 젊은이들의 연애 이야기로 다시 씀으로써 어려운 사상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요하게 담은것이 유가(유교, 유학) 사상으로, 책의 내용중 대부분은 유가의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어록을 엮은 논어에 기반한 것이 차지하고 있다. 그것을 20대 대학생들의 연애 이야기로 먼저 보여주고 그것이 논어의 어떤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며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지 풀이를 교차로 보여줌으로써, 논어를 좀 더 가볍게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유가사상을 현대에는 적용하면 어떤 식일까를 예시로써 보여주는데 이것이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다소 원리적인 면이 있는 유가사상을 가능한 그대로 보여주려고 해서 그런지 공자를 대변하는 캐릭터인 ‘공자인’은 얼핏 답답하고 지나치게 이상주의자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유가사상이 현대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좀 어려운, 다소 딱딱한 사상이 아닌가 싶어보이게도 한다. 다른 등장인물들 역시, 당시 사람들을 모티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대인이라기엔 다소 과장되고 어색해 보이는 면이 있다. 사상을 대놓고 많이 얘기하다보니 컨셉인 연애 소설로서의 면모도 좀 희미하다. 이런 점들은 이 책의 단점이라 하겠다.

제자백가를 다룬 시리즈인만큼 책에는 유가와 논어 뿐 아니라 다른 사상도 나오는데, 이를 주요하게 다루는 논어와 비교되도록 한 것은 나름 괜찮다. 1권에서는 노자를 대변하는 ‘이다미’를 통해 도가 사상을 많이 얘기했는데, 연애 이야기라는 컨셉과 이다미와 공자인이 조금 대립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이용해 유가와 도가는 세상을 대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나름 잘 보여주는 편이다.

아쉬운 점은 있으나 제자백가를 가볍게 훑어보는데 목적이 있는 책이라는 걸 감안하면 썩 나쁘진 않다. 2권에선 어떤 내용을 다룰지, 과연 이들의 연애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