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그리고 당신을 씁니다’는 헤어진 ‘당신’을 주제로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담은 에세이다.

표지

사랑은 어렸을 때 온다. 미처 나를 다 알기도 전에, 다른 사람을 알거나 함께 하는 방법을 알기도 전에. 그래서 대게 첫 사랑은 어리고 되돌아보면 오글거리다 할만큼 유치하며, 또한 그렇기 때문에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래서 더 어느 때보다 열병이 날만큼 열정적이고, 그랬기에 더 후회하고, 원만도 했던 사랑이라서인지 끝나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고 또 지나고 나서도 때때로 생각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런 어린 사랑, 그것도 미처 다 태우지 못한 실패한 사랑 후의 외롭고 쓸쓸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여러 심정들을 담고있다.

독특한 그림 하나에 덧붙인 때론 짧고 때론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은 때론 웃음이 날만큼 찌질한 모습 그 자체를 보여준다. 하지만, 차마 미처 시원하게 웃어버릴 수 없는 것은 거기에 담긴 마음과 심정을 너무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속으로만 꾹꾹 눌러담던 그 마음, 그러면서도 어긋난 마음에 괜히 상처받던 속앓이, 뻔히 안될거라 생각하면도 쓸데없이 바라던 기대. 그 이기적이고 찌질한 심정들이 그 때 그 시절을 다시 떠오르게 만든다.

그게 한숨을 쉬게 만드는 답답함을 느끼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꼭 싫지만은 않은 것은 그 때 그 마음이 그만큼 소중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뎌진, 아니 무뎌졌다고 생각하는, 그 때 그 시절, 그 마음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