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보다 네가 먼저 왔으면 좋겠다’는 우연히 고양이 두마리와 만나 지내는 이야기를 통해 고양이들과의 교감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 소설은 고양이 시점으로 써내려갔기에 반 이상은 상상을 통해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그게 얼핏 공감할 지점을 찾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인간이 고양이의 생각과 감정을 알기란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점도 꽤 잘 담았고, 고양이들의 은밀한 생활도 나름 흥미롭게 그려냈기 때문에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게 한다.

거기엔 밝고 부드러운 톤으로 마무리한 일러스트도 한 몫 한다. 고양이의 사랑스러움도 잘 담았으며,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기도 해서 귀여운 이야기와 잘 어울리기도 했다.

이야기의 완성도도 나쁘지는 않다. 소위 ‘도둑고양이(또는 길고양이)’라 하는 떠돌이들을 등장시켜 인간만이 아닌 고양이들만의 이야기를 함께 다뤘는데, 그게 반려묘의 범위를 넘어선 이야기까지 하게 해주는 것도 괜찮았다.

다만, 문제는 그게 어디서 많이 봤던 전개라는 거다. 아동 애니메이션을 생각나게 하는 것도 더 기존 작품을 연상케 한다. 나면서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온 집고양이가 과연 야생으로의 회귀 본능이 그렇게까지 강할 것인가도 의문이다. 이런 점들은 책을 다 보고 나서도 옥의 티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의인화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동화처럼 그려낸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다. 일종의 판타지 소설로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