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싸랑한거야’는 사춘기 첫사랑 이야기와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을 위한 한마디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다윗과 솔로몬의 일화에서 왔다는 한마디,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주제로 한 이 소설은 그 메시지를 꽤나 충실히 담은 편이다.

주인공의 설정부터가 그에 적합하다. 사업에 망해 도망친 부모를 둔데다 사채업자로부터 불법추심까지 받기 때문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리게 하는 이런 상황은 자연히 죽음까지도 생각하게 할 법하다. 그래서 보통이라면 스스로를 추스리는 정도에 그칠 예의 문장이 좀 더 무거운 의미로 다가온다.

사채업자의 불법추심 부분이 꽤나 그럴듯해서 더 그렇다. 청소년 소설치고는 범죄 느와르에서나 볼 이야기를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렸는데, 그게 이들의 처지에 더욱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다만, 청소년 소설이라서 수위는 꽤 조절한 듯하다. 사채업자에게 이끌려 물장사에 끌려간 것인데도 술 접대 이상의 묘사는 하지 않은 것이 그렇고, 그 정도까지 갔으면 유괴에 가까운 일이 벌어질법도 하건만 그렇지 않은 것도 그렇다. 애초에 이 소설이 범죄 느와르가 아니라 청소년 소설이라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일 주제를 통일되게 담은 것이나, 중간 중간에 일기처럼 기술한 부분을 넣은 구성은 나름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이야기 측면에서는 완결도는 좀 낮다. 여러 인물들이 각각의 이야기를 갖고 있지만 던져만 놓았을 뿐 딱히 마무리를 짓지는 않는 것들이 많아서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그런 것들은 뭐하러 넣었나, 불필요하다 느끼게 되기도 한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찬혁, 심지어 첫사랑 얘기도 좀 그렇다.

이야기 내내 큰 역할을 하는 사채업자도 마찬가지여서 이들의 어려운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좋을 정도로만 이용해먹고 버린 느낌도 든다. 진짜라면 그걸로 끝일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갑자기 뚝 끊고 결말을 내어 버려서 좀 벙찐다.

당연히 그런 와중에 지나감을 되뇌는 것은 그저 섣부른 소리처럼만 보일 뿐 큰 의미가 있다거나 와닿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차치하고 넘어간 후 다가올 암울한 일들에 아뜩할 뿐이다.

이럴거면 뭐하러 굳이 그렇게 험한 상황을 가져다줬나 싶다. 차라리 보통의 알바였다면 (비록 강도는 약해도) 훨씬 그럴 듯 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