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말고 퇴사가 하고 싶다’는, ‘출근만 하면 다 될 줄 알았어’의 개정판으로, 직장생활에 지쳐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생각거리와 조언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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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왠지 이 책은 직장 상사나 동료로부터 눈치밥을 얻어먹게 만들 것만 같다. 만약, 야근이 잦은 회사라면 더 그럴 것이다. 퇴근도 눈치일 판에 심지어 퇴사 소리를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힘들게 일하는 수년차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퇴사를 꿈꾸어 봤을 것이다. 직장생활이라는 게 의외로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고, 그렇다고 해고나 폐업 등의 걱정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곳도 아니기 때문이다.

퇴사를 생각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꿈꿔왔던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에서 부터, 일에 치이다보니 지쳤다거나, 개중에는 상사와 맞지 않은 걸 이유로 꼽는 사람도 있다. 얼핏 보면 제각각이지만 이것들은 모두 ‘다른 일이(또는 회사가) 더 낫지 않을까’ 싶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마음이 계속되며 커지다보면 어느 순간 충동적으로 사표부터 내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게 얼마나 최악의 선택인지를 먼저 여러면을 들며 설명한다.

퇴사를 한다고 해서 과연 더 나은 일을 하거나 더 좋은 회사에 갈 수 있을까. 비슷한 회사라면 역시 비슷한 조건을 갖추었을 확률도 높고, 이직한 회사가 현재보다 더 안좋은 조건일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어쩌면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 현재 회사에서도 충분히 마음을 다잡고 일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 업무가 안맞다면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먼저 숙고해보고, 나갔을 때와 머물렀을 때의 손익도 잘 따져본 후,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운 후에야 비로소 퇴사를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그렇다. 얼핏 독촉하는 듯 자극적으로 보이는 이 책은, 사실은 전혀 ‘자, 그러니 이제 그만 때려쳐’ 하는 내용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한번 더 생각해 보는게 어때?’ 하고 붙잡는 것에 가깝다.

그렇다고 어떻게든 회사에 막뚝박고 버티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이든 공부든 유학이든 또는 귀농이든, 그것이 일에 대한 지침을 해소하고 좀 더 행복한 삶을 가져다 줄 것 같다면 용기를 내서 실행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그것도 부단한 공부와 노력이 필요함은 알아둬야 한다.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게 단순한 도망이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