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는 한국의 다양성 영화를 살펴보는 영화 에세이다.

표지

저자는 처음부터 딱히 비평집 같은 건 아니라고 짚고 들어간다. 이 책을 통해 영화에 대해 분석하거나 좋은 점, 나쁜 점 등을 집거나 영화 안에 담긴 메시지를 파헤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며, 독자 역시 그러한 관점으로서 이 책을 읽지 않아주길 바란다는 얘기다.

책 내용이 그러했다면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은, 이 책이 어느정도는 영화의 리뷰나 감상록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내용 역시 상당부분 그러한 것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의도가 애초에 그러한 만큼 본격적으로 비평을 하거나 그러는 건 아니다. 대신 영화를 보고 느낌 감상과 생각 같은 것을 말하고, 거기에서 이어진 현실의 이야기를 덧붙여서 얘기한다.

그래서 이 책은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도 많은 다양성 영화의 존재와 그 내용을 소개하는 영화 에세이일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풀어놓는 개인적인 에세이의 성격도 띈다.

이 두개가 섞여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은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성 영화들이 그만큼 사실적인 현실의 이야기를 할 뿐더러 그 일면들 역시 꽤 정확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애써 지나쳤던 것들이나 소홀히 했던 것을 다시 돌아보게도 하고, 때로는 묵직한 물음을 던져 진지하게 고민해보게도 한다. 그것을 잘 보여주기에 책은 꽤 볼 만하다.

영화를 소개하고 그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 때문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기는 하나, 몰랐던 작품들을 소개하는 역할도 잘해서 기회가 되면 소개글이 아니라 영상으로 접해보고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