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출간된 ‘잘가요 언덕’의 개정 증보판인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일제를 버텨낸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어떻게 보면 조금 뻔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동안 일제와 그로인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꽤나 많이, 다양한 방식으로 얘기되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어디까지나 창작이라는 걸 전제에 깔고 있으면서도 가능한 당시의 시대상이라던가 생각과 행동 같은 것을 실제의 것에 기반하는 등 나름대로 고증에 신경쓰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렇기에 이 소설에서도 꽤 익숙한 느낌이 드는 지점이 있다.

당연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특징이라고 꼽을만한 것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주제다.

이런 이야기들은, 한국이 피해자의 입장에 있으며 그 정도가 악락했기 때문에, 대게 슬퍼하고 분노를 일으키는 쪽으로 많이 방향이 잡힌다. 당연히 ‘잊지말아야 할 역사’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대게 그런 의미다.

이런 기본은 이 소설에서도 느껴지나 분노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강하며 심지어 용서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게 꽤 색다르다.

그것을 조심스럽게 꺼냈기에 별 거부감도 없다. ‘내가 용서한다’라거나 ‘이제 충분하다’라는 섣부른 소리를 하지도 않고, ‘우리 모두 전쟁의 피해자’라는 식으로 뭉개려 하지 않는다. 대신 왜 용서를 해야하는지, 또 어떻게 용서라는 걸 할 수 있는 지 슬쩍 운을 띄운다. 이런 정도도 나쁘지 않고, 이것이 너무 급작스럽게 느껴지지 않게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준 것도 괜찮다.

다만, 조금 급하게 정리되는 듯한 마지막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