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계절에 눈이 내리면’은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총 4부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 서로 다른 인물을 화자로 내세워 서로 걸쳐진 이야기를 함으로써 전체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어 보여주는 모습을 띄고있다.

이런 전개 방식은 장점이면서 또한 단점이기도 하다. 전체를 두고 보면 그리 특이하지는 않은데도 어떻게 흘러갈지 흥미를 돋구기도 하지만, 그 대신에 일부 인물은 그저 전개를 위해 이용되고 버려지는 듯한 인상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첫장인 현주의 이야기가 그렇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존재감마저 희미해져 없어도 상관없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후반 인물을 기준으로 두고 보면 더 그래서, 결국 그럴거면 대체 왜 그랬냐는 황당함이 들게 한다. 이 소설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만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그렇게 묘한 찜찜함을 남기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이 끝나고 난 이후를 생각해봐도 그렇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싶어서다. 그래봐야 일방에서만 쌓을 수 있는 추억이지 않은가. 어쩜 공허한 일인 것 아닐까.

하지만, 내가 만약 주인공같은 입장이었다면 과연 어땠을지 생각해보면, 나도 별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그리운 사람,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를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을 것 같아서다.

짧은 단편극같은 이야기였는데, 로맨스 소설이면서도 각 인물들의 감정 묘사가 잘 와닿지 않고, 각 부 이야기간의 얕은 연관성이나 갑작스레 나와 뿌리를 내리는 판타지 요소 등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전체적으로 좀 아쉬웠다. 그러나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생각을 그린 것이기에 마음속에 넣어둔 그리움, ‘만약…‘이라는 생각에 불을 지피기도 한다. 그게 묘한 뒷맛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