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멍(咪蒙)의 ‘나는 합리적 이기주의가 좋다(我喜欢这个”功利”的世界)’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여러 가지 경험과 깨달은 바를 쓴 일종의 에세이이자 자기계발서다.

표지

원제는 한국어판과 조금 달라서, 해석하면 ‘나는 이 공리적인 세계가 좋다’ 정도이다. 실제로 본문에는 ‘공리(실리)’를 사랑하는 표현도 많이 나오고, 아예 그런 제목의 챕터도 있다. 원제가 좀 더 책 내용을 잘 나타내는 셈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제목을 바꾼 것은 한국어의 느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기주의’는 그 사전적 의미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앞에 ‘합리적’을 붙여 이성을 강조했고, 현대인들이 ‘개인주의’를 ‘이기주의’로 많이 착각한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꽤 적절하게 느낌을 잘 살린 것 같다. 공리나 실리, 개인주의보다 ‘합리적 이기주의’라는 게 한국어에선 더 잘 와닿는다는 얘기다.

무려 54개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작가가 먼저 화두를 던지며 자기의 경험을 소개하고 거기서 깨달은 것이나 생각을 정리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작가의 글은 공감 가는 것이 많았는데, 평소 내가 하던 생각과도 비슷한 점이 많아서다. 특히 양보와 배려를 강요하는 인간들에 대한 일침은 속 시원하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의 글 전부가 다 공감 가는 것은 아니다. 기준이 달라서다. 작가의 생각과 선택은 합리적이어 보이기도 하지만, 어떨 땐 냉정하거나 지나치게 ‘공리’만을 따지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래서 때론 작가 자신의 멘탈 유지를 위한 자위 수단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것 역시 공리적인 행위이긴 하다. 어차피 상황 자체를 바꿀 수는 없는데, 짜증 나는 상황이나 사람으로 인해 불필요한 감정을 소모하느니 깔끔하게 정리하고 털어버리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어쩌면 불행하다 할만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도 밝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작가의 경험은 과거와 근래가 비교되는데, 과거 경험은 감정에 치우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인간적이긴 하지만 실패도 많이 했다. 반면에 근래의 이야기들은 비록 냉정하게 보일지언정 좀 더 옳고 나은 선택을 보인다. 실제로도 과거엔 찌질한 면도 있는 그냥 뚱보였는데, 지금은 잘 나가는 SNS 스타 작가이니 차이가 꽤 난다.

과연 작가의 그런 태도가 지금의 작가를 만든 건지, 지금의 작가가 됐기에 지금과 같은 태도를 할 수 있는 건지 좀 흥미롭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