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江國 香織)’의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いくつもの週末)’는 사랑을 주제로 한 에세이다.

표지

소설로 워낙에 유명한 작가라, 그녀가 쓴 에세이는 과연 어떤 문체, 어떤 내용일지, 단지 에세이라는 것 만으로도 좀 흥미롭다.

반면에, 개인적인 경험을 써낸 에세이이기 때문에, 소설이 주는 잘 짜여진 이야기로의 재미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나 독특한 느낌을 준다. 에세이라고 하고, 분명 그런 내용들이 담긴 것인 것도 맞지만, 읽다보면 문득 ‘어? 이거, 픽션인가?’하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딱히 그녀가 써낸 그녀의 일상, 그 중에서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와 생각들이 그 자체로 대단히 특별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걸을 담아낸 문장과 그것을 표현하는 문체 때문에 그런 것에 더 가깝다.

흔하게 쓰면 뻔할만한 이야기도, 느낌도, 이 소설가는 참으로 매력적으로 써낸다. 그래서 책에서 묘사하는 일상과 풍경, 주요 관계 대상인 남편은 물론 심지어 저자 자신까지도 실제로는 꽤나 파편적으로 담겨있는데도 불구하고 묘하게 잘 만들어진 캐릭터성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독자가 절로 나머지 부분들을 자신만의 상상으로 채우고 이 에세이를 마치 소설인 것처럼 여기게도 만든다.

단지 이런 점 때문만이라도 한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무엇에 대해 얘기하는가 같은 것은 직접 읽어보면 되는 거니까.

이 책은 2004년에 나온 책의 리커버판으로, 원서가 1997년작이란 걸 생각하면 더욱, 꽤나 오래된 책이라고 할만하다.

내용도 일상(현실)을 소재로 한 에세이라서 충분히 지나간 예전의 시대감 같은 것이 느껴질만도 한데, 참 그런 것도 없다. 세월을 타지 않는다는 것도 새삼 놀랍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