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는 뒷골 땡기는 가족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라고 하면, 살짝 거짓말이다. 일부만을 좀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초반은 그런 전제를 깔고, 그리하여 뱉게되는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로 시작하기 때문에 거의 후반까지는 그렇게 여겨지며, 더불어 한국사회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현대사적인 드라마처럼 보이기는 한다.

물론 이러한 특징은 딱히 소설이 끝날때까지 없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예상 외의 지점에서 뜻밖의 방향으로 들어가서, 심지어 그걸 생각보다 깊게 풀어놓는 것은 생각지 못한 거였다.

이것이 이 소설을 다른 드라마들과는 다르게 느끼게 한다. 뭐랄까, 해당 내용을 전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설화’라는 도구를 택한 것 같기도 하달까. 소설에서 언급하는 사회의 부조리함 같은 것들은 그래도 등장인물의 서사에 속한 것으로 여겨진다만, 본격적으로 ‘오빠 새끼’가 저지른 일이 드러나는 장면의 내용들은 그보다는 일종의 강의나 시사 칼럼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건, 부정적으로는 이야기에 대한 집중력을 흐트러지게 만든다. 소설을 집어든 사람은, 대놓고 소설로 써낸 XX학 같은 게 아닌 이상에야, 그런 걸 기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것은, 그 전까지 보여주었던 등장인물들의 서사나 성격같은 것들이 결국 그에 다다르게 했음을 이해할만 하다는 거다. 과거 회상을 통해 두서없이 돌아본 것 같았던 것들이 일종의 복선이 되어 그러한 결말에 다다른 것은 꽤나 핍진성있다.

일부러 노리고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꽤나 그럴듯한 사기수법1을 얘기하며 일종의 경각심같은 걸 갖게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볼만하다.

다만, 실제 사기수법을 참고하고 거기에 괜찮은 캐릭터와 이야기까지 보여줬던 사기 만화 ‘검은 사기’에 비하면, 드라마와 지식전달(호통?) 부분이 자연스럽게 섞여있지 않고 너무 큰 색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는 솜씨나 마무리가 나쁘지 않아 전체적인 읽기 경험은 양호한데, 2년동안 무려 8편의 소설을 집필해 조만간 하나씩 출간할 거라고 하니 다른 책에서는 어떤 색과 이야기를 보여줄지 꽤 궁금하다.

기대해볼만한 작가가 아닐까 싶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후기에 따르면 저자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