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미안해서’는 ‘소다수’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학수의 삶의 조각들을 담은 그림 에세이다.

표지

책에는 살면서 겪었던 소소한 이야기들이 여럿 담겨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겪었던 것이나 지금 자식과 함께 하는 것, 그리고 주변이나 지인들을 보며 생각했던 것들, 일러스트레이터로 살면서 지내는 일상이나 생각들 등.

보자면 딱히 특별할 것은 없는, 평범하고 소소한 것들이다. 그래서 어쩌면 누군가는 비슷한 경험을 해봤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흔하고 별 볼일 없는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소하고 흔하기 때문에 더 가깝고, 쉽게 다가오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흔하고 별거 아니어서 자칫 소홀히하기 쉽지만 일상을 채워주는 소중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작가는 밝은 그림과 함께 따뜻하게 담아냈다.

‘그림 에세이’라고 하는 만큼, 이야기 하나를 풀어낼 때 꼭 꼭 하나 이상씩 그림도 같이 곁들였다. 일견 단순한 듯 하면서도 세밀하고 또한 특징을 잘 살린 그림들은 그것 만으로도 나름 보는 맛이 있다.

그림은 때론 글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글 못지않게 큰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고, 어떨땐 아예 만화 같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도 다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이 많은 그림 에세이라는 점도 좋았는데, 그림 에세이라지만 그림보다는 글 위주인 에세이를 볼 때는 아무래도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그걸 충실하게 만족시켜줬던 것 같다.

반면에 분량 면에서는 조금 아쉽기도 했는데1, 다음 책을 준비중이라니 이 아쉬움은 다음 책에서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

  1. 실제로 판형도 작고, 쪽수도 약 170여쪽으로 적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