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솔직히, 이런 이야기는 굉장히 많다. 과거에 대한 후회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 설사 어떤 제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작지만 커질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하며 파문을 일으키려 하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미래의 내가 나에게 와서 중요한 무언가를 전해주려 한다는 이 소설의 기본 플롯은,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좀 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소설이란 전혀 사용한 소재의 신선함이나 뻔함으로 그 자체가 어떤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똑같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그걸 어떤 식으로 변조하거나 혹은 이야기에 적합하게 사용했는지에 따라 좋을지 나쁠지가 크게 갈린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꽤나 시간여행 요소를 잘 사용했다. 단지 그것이 주요하게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보이는 과거의 주인공의 경험, 그리고 그것이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미래라 할 수 있는) 현재로 이어지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당초 이 이야기에 담으려고 했던 메시지와 잘 연결해서 이야기 구성에 꽤나 괜찮게 느껴진다.

특히 자연스럽게 소설에서는 그리지 않은 좀 더 세부적인 상황이나 뒷 이야기 등을 떠올릴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심지어 그것이 독자가 어거지로 논리를 맞추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마땅히 그럴만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좋았는데, 그만큼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면서 상황과 전개에 대한 설득력 또한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판타지로 그려진만큼 조금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요소도 있었는데, 그걸 에필로그를 통해 해소한 것이라든가, 되돌아보면 여러면에서 적절한 제목을 붙인 것 역시 좋았다.

전하려는 메시지도 굉장히 뚜렷하면서, 이야기 자체의 구성과 재미 역시 괜찮아서, 이 정도면 꽤나 잘 만들어진 소설이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