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휘’의 ‘미완의 선거’는 전라북도 교육감에 출마해 선거 운동, 후보 경선을 거쳐 마무리하는 것까지를 고스란히 담은 선거 소설이다.

표지

보다 보면 마치 회고록을 보는 것 같은 이 책은, 실제로 저자 본인의 경험을 근거로 쓴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출마를 하게 돼서, 어떤 식으로 선거 운동을 했으며, 후보 단일화를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주장이 오갔는지가 꽤 잘 담겨 있다.

그래서 관련 활동을 하지 않으면 쉽게 접하기 힘든 정치계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이제까지 만화나 소설, TV 드라마 등에서 정치를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기는 했지만 이 책만큼 과장 없이 담은 게 있었나 싶다.

저자는 모든 일을 마치 사실을 나열하듯이 담담하게 담았는데, 그래서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을 내세우거나 여러 후보와 토론을 한다든가 하는 것들도 현장감 없이 그냥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요약 정리한 것 같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다기보다 내용 전달을 받는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거기에다 주인공마저 깨끗하고 정직하며 돈 없는 캐릭터다. 딱히 대단한 권모술수도 없고, 굴곡 있는 드라마나 반전도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소설로서의 재미는 좀 떨어진다.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썼다고 했는데, 이 정도면 차라리 아예 대놓고 회고록으로 썼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전체 과정을 깔끔하게 잘 쓴 편이고, 마무리도 잘 지었다. 몇몇 어색한 문장이나 오타 같은 것들도 눈에 띄었지만, 문장도 수월하게 잘 익힌다. 제목도 처음엔 좀 낯설었는데, 다 읽고 나자 왜 이런 제목을 붙인 건지 그 감성을 알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참 적절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 정치가 궁금한 사람에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