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니아’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와 인간에 대해서 그린 SF 소설이다.

표지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뒷전이 되는 디스토피아를 떠올릴 것이다. 미래란 현재 사회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그렇다면 지금의 자본주의가 결코 모든 인간들에게 득이 되는 식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연스레 예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등히 발달한 인공지능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그대로 그러한 인공지능이나 그에대한 지분을 소유한 소수의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민들을 남아도는 부랑자, 새로운 사회의 불필요한 찌꺼기로 취급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때로는 더럽다고까지 여겨지는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람들은 그에 반발하게 될 것이다. 외국인의 유입이, 설사 그들이 왠만해선 원주민들이 잘 하지 않는 소위 3D 업무를 맡는다고 하더라도, 자기들의 일할 권리를 빼앗는다며 배척하는 지금까지의 사례와 다를바가 없다.

그러나 그것도 점차 정교해져가는 판단, 더욱 저렵해지는 가격 경쟁력에 설득력을 잃고 결국엔 현재의 일자리 중 상당수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은 분명하다. 그나마 감정적인 것, 상상력이나 창작의 영역에 있다고 하는 것들은 그나마 좀 느릴 것이나 인간들도 이전작들을 배끼고 모방하며 신작이랍시고 내놓는 현재를 보면 딱히 인공지능이라고 그것을 못할 건 없어 보인다. 충분히 발전한다면 말이다.

그러한 시대가 와서, 더 이상 인간의 노동력이 실제적으로 필요치않은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 단지 삶을 이어가기만하게되는 인간들에겐 어떤 가치와 의미가 남는 걸까.

이 소설은 그런 미래상과 질문을 꽤나 잘 던진다. 현재의 그것을 잘 발전시킨 인공지능과 사회의 모습은 굉장히 그럴듯하여 흡입력이 있으며, 인간이란 존재와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의 문답 역시 꽤나 흥미롭게 볼만하다.

인공지능에서 더욱 발전한 인공의식이 거의 완벽한 단계에 이르게 되었을 때 하는 생각과 선택은 기계적이지 않고 감정적이기에 다소 의아하기도 하나 거기까지 이르는 단계를 나름 잘 밟았으며 인공의식의 바닥에 존재하는 요소도 적당히 깔아두었기 때문에 그렇게 억지스럽지만도 않다.

저자는 스스로 기술 쪽은 잘 모른다며 겸손을 떨었다만, 그것도 오히려 이상하게 어긋난 어설프게 기술 이야기를 하지 않고 순수하게 상상력과 주제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SF를 좋아하고 인간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여러 생각들을 해본 사람이라면 꽤 흥미롭게 볼만한 소설이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