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았다, 그치’는 사랑이 끝난 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에세이다.

표지

사랑 이야기는 참 끝이 없다. 푸고 또 퍼도 계속해서 나오고, 그것들은 모두 언제고 들은 것 같으면서도 또한 새롭다.

그런 이야기 들 중에서 으뜸은 단연 이별 이야기다. 그것은 비록 사랑의 한 끝의 형태이나 미완으로 남은 것이기에 더욱 진하게 남은 옛 추억의 그림자와 이전의 좋았던 일들에 대한 미련, 그리고 채 끝내지 못한 마음들이 질척거린다. 그것들은 흔하고 그래서 진부하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 공감도 간다. 거기에 담긴 이야기, 감정들이 내가 가졌던 예전의 그것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랑노래가 이별 노래인 것 아니겠는가.

이 책도 그렇다. 엄밀히 말하면 다르지만 묘하게 나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이 마음을 당긴다.

웹툰 작가가 그려낸 삽화도 좋다. 하지만 대부분은 글과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이는 이별 후의 이야기를 쓴 것과 달리 삽화는 대부분이 좋았던 때의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핏 보면 조금 어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질척거리는 이유가 그 때 좋았던 기억 때문이란 걸 생각하면 이 온도차이 나는 둘이 또 의외로 어울리기도 하다.

삽화 중 몇몇은 본문 내용과도 맞아서 글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이런 것도 꽤 좋았다.

아쉬운 것은 간혹 무슨 말인지 애매하거나 일부러 멋 부린 문장이 눈에 띈다는 거다. 그런 것들은 보기엔 그럴듯해보이지만 자연스럽게 소화되지 않아서 갸웃하며 걸리게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