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나이(Bill Nye)’와 ‘그레고리 몬(Gregory Mone)’의 ‘잭과 천재들 2: 깊고 어두운 바다 밑에서(Jack and the Geniuses: In the Deep Blue Sea)’는 하와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시리즈 2번째 이야기다.

표지

1권에서 남극으로 갔던 잭과 천재들이 이번에 간 곳은 하와이의 한 섬이다. 장소가 장소이니 당연히 조금은 즐길 것을 상상하고 있었겠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마뜩잖은 역할과 위험, 그리고 수수께끼였다.

겉보기엔 덩치도 크고 마치 운동선수 같기도 하지만 실제론 영 허당인 매트와 운동도 잘하고 기계도 잘 다루며 잭에 대해서도 놀랍도록 잘 알아채는 아바, 그리고 두 천재들 사이에서 늘 고군분투하는 잭이 보여주는 캐미는 여전히 좋다.

이야기는 대부분 평범(?)한 잭의 관점에서 쓰이는데, 그렇기에 그의 지질한 듯 하면서도 애쓰는 모습에 조금 공감도 가고 때론 안쓰럽게 보이기도 한다. 마치 천재들 사이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이후를 생각지 못하고 위험을 자초하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어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

다양한 과학적 소재들도 흥미로웠다. 자연을 이용한 청정발전이라던가, 하늘과 바다를 오가는 언더플레인도 그렇고, 말하는 운동화 같은 것도 재미있고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것들이 어색하게 등장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것도 좋았다.

과연 범인이 있는가부터 시작해, 누가 범인인가를 쫒는 추리적인 요소는 여러가지를 따지며 생각해보게 만들었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모험도 꽤 재미있었다. 이 정도면 과학과 추리, 그리고 모험을 상당히 잘 버무려낸게 아닌가 싶다.

다만, 번역은 때때로 어색하거나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 보여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에는 말장난도 꽤 나오는데, 그런 것들도 그대로 번역했기에 재미를 느낄 수는 없었다.

역주도 썩 마뜩잖았는데, 익히 아는 것들까지 굳이 본문과 함께 표기할 필요가 있었나 싶어서다. 달더라도 읽는데 걸리지 않도록 각주 정도면 좋지 않았을까.

역주중엔 뜬금없어 오히려 안좋은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가 그렇다. 책에는 ‘인터넷과 영화를 합성한 말’이라고 해놓았는데, 이건 인터넷 VOD 서비스 업체의 이름이고 본문에서도 그런 의미로 쓴 것이니 주석도 그런 방향으로 다는 게 옳았다. 그런데, 그런 내용 없이 갑자기 이름의 어원이 뭔지를 덧붙여두었으니, 뜬금없어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다음에 나오는 본문 내용과도 어울리지 않아 오히려 읽기에 방해가 되었다. 사소하지만 조금 더 신경썼으면 좋았겠다.